tvN 드라마, 신원호 사단의 첫 발자욱이자, 짧게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첫 단추. 예능 전문 PD와 작가, 주인공 6명 중 전작까지 주연 아니 주연급 조연을 한 연기자가 아니라 아예 연기를 처음 하거나 10여년 전에 대한민국 영화사의 가장 망작 중 하나인 작품의 주인공을 했던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하다고 해서 전부다 실패를 내다 보거나, 팬덤이나 볼 망작으로 예상했던 작품.

이웃집 사촌, 어린 시절 소꿉친구, 한 형제가 같은 여자를 사랑하게 되는, 첫사랑, 잘난(비꼼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동기간에 의해 나름 비교대상이 되는 아픔, 그리고 그 동기간을 위해 사랑이란 감정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주인장이 좋아하는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특히나 1997은 Touch를 연상시킨다)을 오마쥬하다 못해 그냥 짜집기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 이 작품은, 그래서인지 주인장에게는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던 작품. 뭐 신원호 PD가 주인장과 동갑내기이니, 주인장 세대 중에 일본불법복제만화나 만화방 꽤나 다녔다는 이들 중에 아다치 미츠루 만화 한 편 안 본 사람이 있을까.

드라마의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주인공 성시원(정은지)의 남편이 누구냐는 것에 대한 떡밥 풀기이지만, (비록 80년생 99학번들 이야기지만), 드라마의 주 무대가 되는 시기인 97~98년은 대학원 석사로 탱자탱자 놀자놀자 하며 동기 녀석들이랑 어울려 놀던 시절이라, 부산, 야구 등등으로 인해 왠지 모를 익숙함과, 그 지방 출신들로 거의 대부분의 대사를 사투리로 한 것마저 제대로 공략 포인트가 되어 유쾌하게 봤던 드라마. 처음에는 30분짜리 시트콤 정도의 분량이었다보니, 제작 비용이나 투입 인력이 이후 작품에 비해 모자라서일까 아님 역사 다큐멘터리 같은 철저한 고증이 필요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이런 저런 고증 실수(링크: 나무위키)들이 있지만, 뭐 대세에는 지장이 없는… 그리고 예능PD다 보니 이런저런 지나가는 에피소드의 출연진을 예능 출연자 인맥으로 채워서 매우 다양한 카메오(링크:나무위키, 같은 그룹에서 시어머니, 어머니, 며느리가 다 나오는 ㅋㅋㅋㅋ)들이 나왔다는 것도 그 때나 다시 보는 지금이나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리메이크가 아닌 당시 그 시절 그 가수들이 부른 노래들을 그대로 사용한 삽입곡(링크-나무위키)도 그렇고, 다시 보니 드라마적 구성이나 에피소드의 탄탄함은 1988에 뒤지고, 출연 배우의 인지도나 연기 면, 그리고 드라마의 인기는 1994에도 뒤질 수 있지만, 참신함이나 작품 전체로서의 조화는 1988까지는 아니더래도 94보다는 낫다는 게 전체 시리즈를 다 보고, 97을 다시 본 시점에서의 재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