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여자 (줄리엣 ^^)였던 클레어 데인즈 주연의 미국 CIA의 중동 관련 첩보전을 다룬 드라마. 워낙 추천하는 인터넷 글이나 영상이 많았고, 개인적으로 최고의 전쟁 소재 드라마 중 하나라고 보는 “Band of Brothers”에서 윈터스 대위 역으로 나와 완전 개멋짐 폭발했던 데미안 루이스가 주연으로 나오길래 엄청난 기대를 하면서 봤던 작품.

2001년 9.11 테러 이후에 미국 본토에서 자신들의 적국이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충격으로 미국인들의 세계관이 바뀐 것을 엿볼 수 있는 드라마. 그 이전에는 자기네 정권이 자칭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며 뭔 짓을 하건 본토에선 아무런 영향이 없으니 독재국가를 지원하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이 다른 발언을 할 수도 있고, 정작 일반 미국인은 별 신경 쓰지 않고 살았지만, 그 사건 이후로는 (원래도 그랬지만)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아니 미국에 위협이 된다면, 비인간적이고 반윤리적이어도 뭔 짓을 해도 된다는 사고 방식, 정확하게 내 편과 적으로 나누는 이분법적으로 미국 외의 국가나 세력을 바라보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중동 지역에서 아주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CIA 요원이었던 캐리 매티슨(클레어 데인즈)는 자기의 비밀 소식통을 통해서, 알 카에다에게 포섭된 미군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지만, 더 이상의 정보는 얻지 못한 상태에서 본국으로 소환된 지 몇 년이 지나고…. 8년 전 작전 수행 중에 알 카에다에게 끌려가 포로로 잡혀 있었던 미군 포로 브로디 중위가 미군의 특수 작전 중에 구출되어 본국으로 송환된다. 8년 동안 죽지 않고 모진 고문을 버텨 내며 변절하지도 않고 송환된 (것으로 믿어지는) 브로디 중위는 국민적 영웅이 되지만, 오래 전 자신의 비밀 소식통을 통해 접했던 포섭된 미국 포로의 존재가 혹시 브로디 중위가 아닐까 캐리 매티슨은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미 국민적 영웅이 된 그를 CIA에서 공식적으로 뒷조사를 하거나 감시를 할 수 없는 상황. 캐리 매티슨은 독자적으로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인맥을 통해 브로디 중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시작했고…. 이는 오래지 않아, CIA 공식 라인에 들키게 되지만, 자신의 멘토와도 같은 상관 사울 베렌슨의 비호/묵인 아래 비공식적으로 계속해서 독자적인 행동을 진행하게 되는 내용이다.

실제로도 중동 상황이 악화 일로에 있던 오바마 정권 당시이기도 했고, CIA 요원과 내부 등을 다루는 모습들이 흥미롭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두 주인공인 캐리 매티슨 요원과 브로디 중위 사이의 쫓고 쫓기는 진실 게임은 물론 연기가 너무 대단했기에 시즌 3까지는 어케든 봤던 드라마. 정말 잘 만든 드라마이고 볼 만 하다는데는 동의하지만…

문제는 뛰어난 요원이고 또 조직을 위해 정말 자기 인생까지 다 망쳐가며 활약하는 요원이란 건 알겠지만, 조직의 프로토콜이나 규칙은 자기 편할 때는 얼마든지 무시하고, 가장 냉정해야 할 요원이 자기 감정과 목표 달성에만 눈이 멀어서 폭주하는 모습도 불편했고, 또 스톡홀름 증후군의 또다른 모습이라고 해야 되나, 아니면 매일 감시하다 보니 정들었다고 해야 하나 갑작스런 러브라인도 당황스러웠고….. 제일 당황스러웠던 건 가장 침착하고 냉정하고 가장 아껴주는 듯 굴던 요원이 알고 보니 폭주하고 불안해 하는 동료를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사지로 몰아넣고 계속해서 더 폭주하도록 내버려두는…. 그러면서 자기는 자기의 사랑 놀음 따위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중적인 모습에 넌더리가 나버렸었다. 그래서 시즌 3로 하나의 큰 사건이 정리되고 나서는 드라마를 접어버렸다. 아직까지 시즌 8까지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다시 볼 생각은 없지만…. 잘 만들었다는 건 인정. 하지만, 911 테러 이후에 미국을 위해…..라고 해서 결과만 좋으면…도 아니고 그냥 모든 게 용서되는 그런 미국인들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줘서 보면 볼수록 불편함과 역겨움이 더해졌던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