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daumcdn

<나는 아내의 머리를 보면, 두개골을 열어 확인하고 싶은 게 있다. 무슨 생각을 하니? 지금 어떤 기분이니?>

영화의 첫 장면, 첫 대사였을 때만 해도 그닥 큰 울림은 없었다. 감독의 전작이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Seven이나 Fight Club 처럼 이번엔 또 얼마나 자극적인 장면으로 점철되며 심기를 불편하게 할까라는 생각 뿐이었다. (물론 Seven의 경우는 그 이후 형사 스릴러물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 되었지만….)

하지만, 그 10여년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이 영화는 그렇게 자극적인 장면이 많이 없지만(있다, 분명히 있지만) 그보다는 스토리의 전개에 따른 상황 그 자체가 주는 스릴러적 자극이 장난이 아니었다.

분명 영화는 결혼 5주년 기념일에 사라진 아내의 행방을 찾는 영화였지만,  시리즈물 3개를 하나씩 본 것 같은 영화였다. 뭔가 사건이 풀린 거 같으면 또 다시 엉켜버리는 사건. 결혼과 미디어라는 소재로 이렇게 간담이 서늘한 스릴러를 만들 수 있을까 싶다.

<나는 아내의 머리를 보면, 두개골을 열어 확인하고 싶은 게 있다. 무슨 생각을 하니? 지금 어떤 기분이니?>

아마 마지막 장면의 이 대사를 하는 닉 던은 살아도 살고 있는 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