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역대급 파장이었다. 파괴의 장. 다시 말해 폭망.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없이 그냥 불나방처럼 추락 그 자체를 위해 달려들기만 했다. 마치 세 명의 주인공이, 쉴 새 없이 자리 바꿈하면서 격투를 벌이는 걸로 눈길을 끌려고 했지만, 다른 천체에 있으면서 자리가 바뀌자마자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이동 능력이 있는 캐릭터가, 적어도 스크린에 장벽 하나 없이 하나의 장면으로 보이는 그런 거리를 슬로우로 이동하다가 동료 하나 못 구하는 캐릭터 능력 자체를 이야기하는데도 앞뒤가 맞지 않고…

주인공이라는 세 캐릭터, 아니 히어로들은 그 어떤 고민조차 존재하지 않거나 아님 이 세상을 맡겨도 될만한 히어로인가를 판단하게 할 역경을 겪어내는 모습조차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악역인 다르-벤이 더 공감가는 역경과 히어로들이 할 만한 고민들을 한다. 누군가에 의해 자기 종족과 사랑하는 이들, 그리고 그들이 사는 별이 고통에 빠지게 되고, 이들을 위해서 어떻게든 방법을 구하려 하는 다르-벤은, 토르 러브앤 선더의 크리스찬 베일 형님이 맡았던 그 악역만큼이나 서사가 존재하는데… 토르보다도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아예 고민이나, 뭐 무슨 히어로서의 성찰도 보이지 않는다. 자체 Series에서도 그냥 성덕이고, 부모 말 안 듣고 그냥 ‘캡틴 마블’만 주구장창 외쳐되다가, 그냥 무임승차하는 10대도 그렇고, 또 다른 시리즈에서 헥스 몇 번 지나쳤다고 갑자기 능력을 가지게 된 언니도, 블립 때 사라졌다가 돌아왔더니 어머니가 사라졌고, 그 때 어머니의 절친이 같이 안 지켜줬다고 삐진 것 빼고는 아무런 고민이 없다. 그리고 메인 캐릭터 역시 그냥 실험 사고로 능력이 생긴 건 백번 양보해서 스파이더맨과 뭐가 다르냐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서 한 고민이 날 키워줬던 종족이 다 거짓말쟁이여서 그네들을 우주에서 더 이상 못 살게 만들어줘 버렸는데, 이제 와서 그게 내 뜻이 아니었다면서 그 일로 자기를 부르는 별칭 같은 게 싫다는 거랑, 친구 죽을 때 옆자리 없었다는 걸로 조카 같은 애한테 미안해하는 거 빼곤 아무런 고민이 없다. 가끔 다른 영화나 시리즈 나와서 다른 히어로들하고는 급이 안 맞는다고 무시나 하더니, 역시나 고민조차도 급이 다른….

이런 캐릭터 셋이서 그냥 각자 숨겨왔던 비밀(알고 보면 캡마와 포톤 둘 비밀, 10대는 비밀도 없다) 쉐어 하고, 그 사이 발리우드 배우를 못 구해서 한국에서 잘생긴 친구 하나 3분 정도 보여주는 걸로 때우고….. 모든 집사들에게 침 질질 흘릴 화면 몇 개 만들어주고는 그냥 끝이다…… 정말 마지막에 나오는 쿠키 하나, 그것도 그 시리즈와의 통합을 꿈꾸던 오덕 팬들에게나 환호할만한 쿠키 하나 남겨주는 거 빼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영화였다. 어쨌든 MCU를 지켜보고 있고, DCU가 계속 삽질을 해서 바닥을 쳐주니까 버티긴 하는데… 정말 이럴 거면 그냥 Comics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