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game 이후 Disney Plus가 Marvel Studio 작품의 한 축을 맡기 시작할 때 즈음인 2021년에 그 중 세번째로 Streaming을 시작했으며, 이후 MCU에서 계속적으로 언급되고 또 의심되는 Multiverse에 대한 개념…이라기 보다는 Multiverse가 존재한다는 걸 알려준 첫 작품이자 가장 먼저 Season 2가 결정되었던 작품. 솔직히 Season 2까지 포함해서 End Game 이후 Phase 4를 지나 Phase 5까지 옮겨간 MCU에서 지금까지 나온 Phase 4,5의 작품 중에서 가장 이야기가 재밌고 탄탄한 드라마. 팬심을 자극하거나(No Way Home), 원래부터 결을 달리했거나(가오갤3), 그나마 기존 캐릭터를 잘 살린 1,2개(Dr. Strange, Wanda Vision)가 있긴 했지만, 나머지는 지지부진하다가, 이 Loki 시즌2가 종결하는 시점에 Screen에 걸린 작품은 거의 재앙 수준이었으니.. 오히려 이게 영화화 되었으면, 내용은 어려웠어도, 재미는 더하고 평가는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에서 그 사고뭉치녀석(실생활에서 말이지), 아니 He Who Remains를 실비가 죽이면서 신성한 타임라인에서 엄청난 분기가 생기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실비는 자기의 삶을 살기 위해 분기된 타임라인 중 하나로 숨어 들어가 삶을 살고 있고, TVA로 돌아온 Loki는 자신이 처음 왔었을 때랑은 다른, (자기를 못 알아 보는) TVA가 되어 있음을 인지하는 것은 물론, 자꾸 타임슬립을 통해서 지금 막 분기된 시간선의 어느 시점의 특정한 공간을, 제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른바 떠돌아다니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TVA 가장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을 다 안다는(그런 설정이었던 거 같은데) OB, 오르보로스를 모비어스랑 찾아가서는 그 해답을 찾으려 하는데… 이게 결국, 그 사고뭉치 녀석이 죽어서 시간선이 분기되면서, 시간선을 관리하던 시간직조기라는 게 과부하가 걸리게 되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비우스와 함께 분리된 시간선들을 돌아다니는 게 시즌의 전반부와 중반부의 이야기이다.

TVA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전부 어디 타임라인에서 분기를 발생시키는 변종들이어서 기억을 삭제 당한 채 TVA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과,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 각자가 각자만의 선택을 하게 되고, 이게 결국 분쟁을 일으키고….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 He Who Remains가, 그의 대사처럼, 그가 다 깔아놓은 길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드라마에서 Loki는 더 이상 장난의 신이 아닌 잊혀진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다. TVA 직원들이 쓰던 탬패드로는 자신의 변종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또 다른 개체로서 그 시공간에 가는 거지만, 통제된 타임슬립으로는 그 시공간에 그 존재 자체로 돌아간다는 차이점을 설정하고, 그걸 통해서 마치, Dr Strange가 도르마무를 만났을 때처럼 억겁의 시간을 통해서 어떻게든 세상을 멸망에서 구하려는 Loki의 노력과, 결국은 그 방법으로는 He Who Remains가 원하는 대로의 결론이 날 수 밖에 없으메, 정말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그런 선택으로, 다른 영화들에서 그토록 바랬던, 세상을 지배하는, 아니 지탱하는 자가 되어 버린 Loki를 끝으로 드라마가 끝나는데, 엄청난 감동. 이런 걸 만들 수 있는데, 스크린에는 왜 그 딴 작품을 올려 놓은 건지….

결말이 그렇기에 시즌 3나, 더 이상 다른 마블 작품에서 Loki를 거의 못 보게 될 듯 하지만, MCU Disney 시대의 최고 작품이자, 최고의 히어로로 그를 손꼽는데는, 이후 다른 작품들도 왠만해선 게임이 안 될 거 같다. 정말 그럴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