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해 두었던 Beach Boys의 공연이 바로 어제였습니다. Musican의 이름이나 음악 Style에 맞춰서, 맨발에 샌들 신고 반바지에, Beach 분위기 물씬나는 반팔 남방 입고는 차를 끌고 공연장을 나섰죠. 근데, 이게 참 아직 초보인데다가, 차를 몰 때는 표지판 보는 게 넘 힘들어서 Mapquest.com에서 가는 길을 뽑아갔음에도 Highway의 Exit를 놓치는 바람에 하나 더 가서 움직이는 바람에 왕 삽을 떴죠. 같은 Saratoga 지역이라 그냥 가면 될 줄 알았고, 또 Venue에서 안내해 놓은 Direction은 제가 실수로 나온 그 Exit인지라… 근데, 문제는 그 Direction에는 도로 명이 제대로 안 나와서, 결과적으로는 맞는 길 가다가, 이게 여기쯤에서 빠지는 건가 하고 빠져나갔다가 딴 County 가고 뭐 그러다, 정말 대형사고 낼 뻔하고… 뭐 그러면서 결국 30분 갈 거리를 1시간 20분에 걸쳐서 도착했드랬습니다.

꼬불꼬불 산기슭의 길을 가다가 발견한 Mountain Winery의 입구는 실제로 그게 입구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Winery의 입구였지, 공연장은 Winery가 있는 산(여기 애들은 그 정도도 Hill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보기엔 남산 높이입니다만) 꼭대기에 있더군요. 바로 왼쪽의 급격한 산비탈을 보면서 후달거리며 산을 올라갔더니…. 정말 View가 끝내주더군요. 발 아래 San Jose 및 근처 Saratoga 등등이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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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내려다 본 San Jose 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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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삽질을 하고 와도 나름 일찍 도착했다.. 주차장이 비어 있지만… 나갈때는 꽉 차 있었음.

맘만 먹으면 Camera를 숨겨 들어갈 수 있었지만, Venue의 정책상, 그리고 양심상, 그리고 제대로 공연을 즐기기 위해 Camera는 안 들고 들어갔습니다. 조금 아쉽기도 하고, 또 좀 있다 얘기하겠지만,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도 있었는데… 뭐 어쨌든…

차를 주차시키고 공연장 쪽으로 향하니, Winery의 Main Office는 물론, 공연장에 찾은 손님들을 대상으로 한 Grill & Bar, Restaurant이 있더군요. 물론 자기네 Wine을 팔구요. 전 가판대에서 파는 Wine 한 잔(Zifandel)을 마셨는데, 산 속에서 마시니 나름 운치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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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Image

공연이 시작될 시간은 오후 7시 30분. 그 1 시간 전부터 Seating이 가능했는데, 요즘 해가 8시에 지는지라 아직 햇볕이 따사로왔죠. 하지만 산속에 1000명 규모의 조그만 공연장이다 보니 Artist를 제대로 볼 수 있는데다가, Floor 쪽이 아닌 양쪽의 산비탈에 만들어진 (KAIST의 노천 극장 좌석 느낌의) General Admission도 나름 경사가 있어서 다음에는 좀 싼 가격에 거기서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인장의 자리는 위 사진에서 보시면 Ground의 가장 왼쪽 Seat에서 맨 앞 오른쪽이었습니다. 즉, 관객이 보기에 무대 왼쪽의 조명등 바로 앞 자리였다는 말씀이죠. 덕분에 지대로 얼굴 봤습니다. ㅋㅋㅋ

7시 30분이 되고, 이 행사를 주관한 Local Radio 방송에서 공연 10분 후 시작한다고 알리고는 돌아보니, 벌써 꽉 찬 Seat들. 부모님이나 할아버지/할머니 손을 잡고 온 어린애를 제외한 혼자 또는 또래랑 온 집단 중엔 제가 가장 어려 보이더군요. 뭐, 별 수 없죠. 60년대 잘 나가던 Band인데…

얘기한 10분이 지나고는 Beach Boys 등장. 백발이 성성한 Mike Love와 Bruce Johnston과 현재 Session Man으로 참가하는 나머지 8명이 무대에 등장하자, 역시나 백발이 성성한 관객들이 전부 기립하면서, Concert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곡은 장소와 알맞는 ‘California Girl’

한 5곡을 Nonstop으로 부르고 나서는, 잠시 숨을 돌리고는 이 얘기 저 얘기 하고는 또 한 5~6곡을 Nonstop으로 달리더군요. Vocal이자 Original Member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Vocal인 Mike Love가 1941년생이니 뭐… 그래도 그 나이에 2시간 동안 공연한다는 거.. 그리고 그걸 보러 오는 이 Old Fan의 열성이 무지 부럽더군요. 물론, 연세를 고려해서 모든 곡을 다 Mike Love가 부르는 게 아니라, 일부는 Session Man 중에서 Backup Vocal도 하는 친구들이 부르던데… 뭐 무슨 상관있나요? 세상에 코 앞에서 Beach Boys가 연주하고 노래하는 걸 듣는데.

사실 Beach Boys의 노래는 그 많은 발표곡 중에 잘 아는 게 영화 음악에 쓰이는 정도 밖에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다들 경쾌한 음악인지라… 경쾌한 노래 속에서 종종 그 노구들을 이끌고 기립해서 같이 춤추고 흥얼거리는 모습이 정말 부럽기 그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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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공연 실황… 야경이 보여주고 싶어서리…

공연이 계속되고 해가 졌지만, 분위기는 한층 고조되고, 나름 흥이 난 Mike Love는 공연 무대 바로 옆에 있는 Private Box의 Guest에게 가서는 같이 앉아서 음악을 듣기도 하고(물론 다른 친구가 Vocal일때), 또 장난스런 행동을 관객에 하고 하더군요. 그러던 중에 기적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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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e Love… 형님… 고마워요 🙂

한 1시간 쯤 지났나요? 잠깐 숨 좀 돌릴 때, Mike Love가 관객들을 향해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대충 비슷한 의미로 조금 각색합니다)

Mike Love: 와우, San Jose 근방의 내 또래들은 다 온 거 같군요. (관객들 환호)
할아버지/할머니 손에 끌려온 애들도 있고….
근데, 여기 이 젊은 친구는 어케 알고 왔나? (주인장을 가르키며) 몇살이슈?

주인장: (지목 당하고는 당황해서는) 7x.

Mike Love: 7x살이라고?

주인장: 아, 7x년에 태어났다구요. 3x살입니다.

Mike Love: 엥, 그럼 지금까지 한 노래들은 다 니가 태어나기 전에 나온 건데….

주인장: (말 끊으며 큰 소리로) 한국에 계신 울 어머니가 60년대 Old Pop, 특히 Beach Boys의 Fan입니다!!!

Mike Love: (씩 웃으며 다른 관객 보고는) 어휴 젊은 친구가 아부도 잘 하네. (관객들 웃음)
그럼, 특별히 신청곡을 받지. 혹시 우리 노래 중에 아는 게 있수? 아님 엄마 18번이라도

주인장: ‘Wouldn’t it be nice’ 불러주세요.

Mike Love: 어휴, 담 곡이 그거였는데. 잘 됐네. 그럼 갑니다.

<바로 그 곡, Beach Boys – Wouldn’t It Be Nice>

뭐, 그 뒤로 주인장 맛 갔죠 뭐….노래 중간에 저한테 Mike를 줘서 직접 부르게도 해주고…. 끝나고 내려와서 Mike Love가 포옹도 해주고… 뭐 그 다음은 기억도 안 나네요. 완전히 Up되어서는 말이죠… 분명 Surfin’ USA랑 KOKOMO도 불러줬던 거 같은데 그게 Encore이었는지 어땠는지, 후반 1시간은 계속 일어나서 다 같이 흥겹게 노래 따라 부르고….. 하루가 지난 지금도 그 감동이 안 잊혀지네요. 평생 안 씻을까 아님 어제 입은 그 상의는 평생 안 빨고 Frame에 보관할까 싶기도 한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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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으로 구입한 모자…

아, Beach Boys의 감동이 이 정돈데 Smashing Pumpkins나 Paul을 만난다면… 아마 한동안은 그냥 그 생각에 미쳐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열정적인 Concert가 끝나고, 그 무서운 산길을 다른 관객들 차를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오면서, 비록 Concert 때문이긴 하지만 미리 구입해두었던 ‘Best of Beach Boys’ CD를 들으면서 흥얼거리며 즐겁게 집에 돌아왔습니다.

@Beach Boys, 그리고 이번 공연 때문에 큰 결정 내렸습니다. 몇 달을 굶는 한이 있더라도 좋아하는 Musician 공연이 있으면 비행기를 타고 노숙을 하는 한이 있더래도 가기로 했습니다. 아……. 아직도 Mike Love의 생생한 Live로 들은 ‘Wouldn’t it be nice’가 귓가에 맴도네요..

—-공연 Encore 곡이었던 Surfin’ USA와 KOKOMO도 올립니다.

< Beach Boys – Surfin’ USA>

< Beach Boys – Kokomo>

아키토 wrote on 2007/07/24 08:52 :
자자 그러니까 다른공연도 다 가야한다니까요..

cojette wrote on 2007/07/24 22:08 :
자고로 좋아하는 뮤지션 콘서트라도 하면 며칠 굶어도 질러주고 배째고 갔다오는 게 예의죠.
….라지만 제대로 부럽군요 ( -_-)